그림판 - 그림판 2011. 10. 29. 17:57


자작나무

도시의 현란한 네온불빛 사이로

광란의 밤이 지나면

술취한 주정꾼의 흩트러진 머리처럼

현실은 붉은 눈을하고

삶의 고통은 거다란 납덩이를 달고

수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실바람에도 꺼질듯 흔들리는

촛불처럼

육신은 이미

생을 포기한 사형수처럼

감각조차 느끼지 못하여

피부로 숨조차 쉴수없다

이제 나 떠난다

솔향기 넘나들고

한 여름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뜨겁게 달구어도

산소바람 넘나들어

가슴과 머리를 상쾌하게

숨쉬게하는 둔내

무명도포 휘날리듯흰옷을 입고

바람결에 춤추며 손짓하는

자작나무 숲으로 간다

한/우/물


posted by 파란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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