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지아님 글방 2005. 9. 27. 15:45
: 지아

    ♣ 흐리고 아름다운 날에는 하늘 빛 편지를 쓴다 ♣


    맑은 커피에 프림 한 스푼을 넣고
    하늘이 흐려 우울한 날에는
    물빛 편지를 쓴다

    받아 줄 이 누구라도 좋다
    짧은 안부에 그리움을 삭힐 수 있는
    한 줄의 사연에 서로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라면 족하다

    비록 내 사연이 짧다 해도
    긴 여운으로 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펜 끝에 묻어 나는 온기를 느끼며
    투명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행복하리라

    내가 만난 삶, 사람,
    그리고 사랑을 함께 느낀다는 것이
    이처럼 홀가분한 일임을
    편지지 여백의 한 귀퉁이
    어디쯤에서 찾아 낸 기쁨이
    온통 값진 것임을
    알아내는 시간들이 소중할 것이다

    오래된 팝송에서 묻어 나는 향수가
    뿌연 하늘 끝 선 어디 쯤 닿을 때면
    커피향에 눅눅해진 편지봉투는
    그리움의 우표를 붙인 채
    다시 서랍 속으로 들어갈 테지만

    오늘처럼 흐리고 아름다운 날에는
    하늘 빛 편지를 쓴다

    = 좋은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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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란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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