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출생하면 대문에 금줄을 쳐서 외인의 출입을 금하는 우리의 전통 생활관습이 있다.
아들을 낳으면 대문에 새끼줄에 빨간고추, 숯, 생솔가지를 끼워서 아들을 낳았음을 알리는 금줄을 친다.
딸인 경우에는 고추 대신 종이를 끼웠다. 금줄은 인줄이라고도 하여 조상들은 부정을 막기 위해 대문에 걸어 놓은 주술적인 금기 표지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왕래로 인하여 면역성이 없는 아이에게 질병을 옮기는 것을 막은 과학적인 합리성이 깃들여 있다. 선조들의 지혜는 오래전부터 슬기롭게 가족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농경사회의 새끼줄의 용도는 생활에서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보통 오른 새끼줄을 꼬아서 매주를 말렸고, 초가지붕에 이영을 엮어서 볏짚으로 초가지붕과 헛간을 단장했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초가지붕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민속촌에 가면 전통을 보존하기 위하여 만든 초가를 볼수 있다.
금줄은 왼 새끼로 꼬아서 만드는데 이는 귀신이 ‘좌’를 싫어하고 꺼린다는 믿음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아이를 낳을 때 문전에 왼 새끼줄로 삼줄을 매는 것은 신앙적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고추의 빨간색은 ‘양’으로 악귀를 쫓는데 효험이 있다고 하며, 숯의 검은색은 ‘음’으로 귀신들을 쫓아낸다고 조상들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금줄은 출산의 경우 대문에 21일간 친다.
지금은 모두들 병원에서 아이들을 낳으니 그 풍습도 사라져 버리고 있다. 도시 생활을 하니 마지막 금줄을 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는 아련한 추억속의 기억만 남아있다.
노원신문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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