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물망초님 글방 2005. 11. 7. 23:30
: 연꽃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마르틴 부버의<인간의 길>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에 와 있느냐"



      이 글을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치지 말고,

      나직한 자신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향해 소리내어 읽어보라.

      자기 자신에게 되묻는 이 물음을 통해서,

      우리 각자 지나온 세월의 무게와 때때로

      이런 물음으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금년 한 해를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는지,

      어떤 이웃을 만나 우리 마음을

      얼마만큼 주고 받았는지,

      자식들에게 기울인 정성이

      참으로 자식을 위한 것이었는지

      혹은 내 자신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 살피는 일에 소홀히 하면,

      기계적인 무표정한 인간으로

      굳어지기 쉽고,동물적인 속성만

      덕지덕지 쌓여 가면서

      삶의 전체적인 리듬을 잃게 된다.



      우리가 같은 생물이면서도

      사람일 수 있는것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반성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나직한 목소리로 물어보라.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냐 ?...

      이와 같은 물음으로 인해

      우리는 저마다 마음 깊은곳에서

      올려 오는 진정한 자신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삶의 가치와 무게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 것인지도

      함께 헤아리게 될 것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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