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마르틴 부버의<인간의 길>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에 와 있느냐"
이 글을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치지 말고,
나직한 자신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자신을 향해 소리내어 읽어보라.
자기 자신에게 되묻는 이 물음을 통해서,
우리 각자 지나온 세월의 무게와 때때로
이런 물음으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금년 한 해를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는지,
어떤 이웃을 만나 우리 마음을
얼마만큼 주고 받았는지,
자식들에게 기울인 정성이
참으로 자식을 위한 것이었는지
혹은 내 자신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 살피는 일에 소홀히 하면,
기계적인 무표정한 인간으로
굳어지기 쉽고,동물적인 속성만
덕지덕지 쌓여 가면서
삶의 전체적인 리듬을 잃게 된다.
우리가 같은 생물이면서도
사람일 수 있는것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반성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나직한 목소리로 물어보라.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냐 ?...
이와 같은 물음으로 인해
우리는 저마다 마음 깊은곳에서
올려 오는 진정한 자신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삶의 가치와 무게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 것인지도
함께 헤아리게 될 것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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