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기사내용 2008. 12. 6. 17:03


지난날의 지식창고 헌책방

도담누리 책잔치 한마당이 펼쳐진 연지초등학교에서는 수북이 책을 쌓아두고 물물교환 형식으로 자신이 읽은 책을 교환하거나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내 자신에게는 더 이상 소용이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귀한 책이 되어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것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우리가 자라나던 시기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나의 국민학교 시절에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교과서가 유일하다. 위인전 같은 책은 중학교 시절에나 조금씩 읽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이라 책 한권도 소중하게 생각하던 시절이다.

중학교 시절에 전과나 사전을 산다는 핑계로 책값을 받아서 청계천이나 삼선교로 향했다. 청계천 복개천 주변에 작은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영업을 했는데, 중학교 시절에는 한집 건너 헌책방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았었다. 책방에 들어서면 오래된 책에서 나오는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책꽂이에는 전문서적이나 제법 값나가는 서적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고, 싼 책들은 바닥에 쌓여 있어 필요한 것을 골랐다. 동네의 헌책방보다 값이 저렴하고 원하는 책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먼길도 마다않고 걸어갔다. 새책값을 받아 헌책을 사고 남은 돈은 용돈으로 사용했다.

지금은 헌책방을 찾는 이가 없어 동네에서 헌책방이 없어진지가 오래된 것 같다. 학교나 구청에서 하는 물물교환 벼룩시장에서 헌책을 팔거나 교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고가의 전문 서적들은 아직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대형전문서점들은 눈에 잘 들어오는데 헌책방은 찾는 것이 일일 정도로 힘든 것 같다.

동네마다 전성기를 이루었던 도서 대여점도 점차 사라졌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을문고가 있어서 그곳에 가면 일주일동안 다양한 책을 대여하여 무료로 읽을 수 있어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지금은 볼거리 읽을거리가 다양해지고 경험하는 일들이 많아서 책이 귀하다는 생각을 못한다. 세월이 변하여 컴퓨터에서도 책을 읽거나 만화까지도 다운받아서 볼 수 있기에 종이책의 중요함이 많이 떨어지기는 하였으나 아직은 책의 중요함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마음의 양식인 책을 가까이서 접하는 습관을 자녀에게 길러주어서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좋은 사회 풍토가 조성되도록 노력한다면 좋은 인재들이 많이 생겨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 가리라 생각한다. 깊어지는 가을 좋은 책과 접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책 한권 읽으며 가을을 물들이는 단풍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본다.


노원신문 생활의발견 441

'노원신문기사내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료 상담사  (0) 2009.01.13
국산품 애용  (0) 2008.12.11
각설이와 엿장수  (2) 2008.11.28
쌀집 되와 말  (0) 2008.11.19
흑백 텔레비전과 전파사  (0) 2008.11.12
posted by 파란한우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