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지아님 글방
2005. 11. 5. 07:49

내 앉은 자리
아름다운 사람은
앉은 자리도 아름답다지요.
내 앉은 자리도
그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파릇파릇 풀이 돋아
싱그러운 풀냄새 그윽하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들꽃들이 무리지어 피어올라
향긋한 꽃 냄새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넝쿨이 덩굴지어 달콤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돋아나고 피어나고 열매 맺어
온 세상 가득 씨앗으로 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풀 한포기 돋지않는
황량한 벌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차가운 냉기가 가득서린
살 얼음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산새들이 찾아와
밤 낮 사계절 지저귀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항상 외롭지 않은
따뜻하고 양지바른 훈훈한 곳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그댈 위해 준비해 둔
고귀한 생명의 숨결같은 희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앉은 자리
그대와 함께 머물기 좋은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명당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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